스몰 컬렉터 ① 건축가의 시선, 다르게 수집하기
2026.03.28
"스몰 컬렉터에게 좋아함이란 완전히 설명될 수 없음이 남아 있는 감정입니다."
- 이성주
저는 일상에서 “이거 좋아요”라는 말을 비교적 자주 하는 편입니다. 누가 묻지 않아도 먼저 말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말 마음이 움직인 순간에는 오히려 말을 아끼게 되었습니다. 확신이 없어서라기보다, 그 감정을 쉽게 소비하고 싶지 않아서요.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그 좋아함이 가볍게 정의될 것 같거든요.
보통 한 작품 앞에 머무는 시간은 2~3초 정도라고 해요. 그 시간을 넘기지 못하면 그저 ‘보는 것’에서 끝나는 셈이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눈에 띄지는 않았는데, 결국 다시 돌아가서 보게 되고, 낯설지만 설명을 읽으며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작품들이 있어요. 그렇게 한번 더 보고, 또 떠올려 보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곤 합니다. 이게 잠깐의 호기심인지, 아니면 내 삶 안으로 조용히 들어오는 감정인지 알고 싶어서요.
가만 보면 처음 짧게 지나쳤던 건 그림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나의 경험과 시선 안에 들어오지 않은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취향이라는 건, 그렇게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만나는 세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from 이성주, MDMPLUS 디자인개발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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