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사진가 우르술라 슐츠-도른부르크의 신간 『Huts, Temples, Castles』를 소개한다. 작가는 아이들이 마음껏 짓고 부수고 재구성하는 공간을 촬영해 건축물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데 개입하는 상상력의 역할을 조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암스테르담에서는 힘이 넘쳐나는 아이들이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는 공공시설 이외의 공간을 조성하고자 자유롭게 놀고, 건설하고 창조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용엔슬란트(Jongensland)를 열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어른의 개입 없이 버려진 조각들로 공간을 직접 조성하고 요리를 하거나 동물을 키우고, 거래를 하거나 불을 피웠다. 작가는 1969년 독일의 통제된 놀이터와 상반된 이 공간에 흥미를 느껴 작업을 시작한다. 책에는 작가의 사진과 더불어 건축사가 톰 윌킨슨의 글이 함께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