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 각본집

고레에다 히로카즈

플레인아카이브

 

2021

135x175mm

268pages

Softcover, ISBN 9791190738118

₩17,900

영화 [어느 가족]은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한 ‘가족’이 친부와 친모로부터 학대당하는 다섯 살 소녀 ‘쥬리’를 우연히 데리고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할머니, 엄마, 아빠, 나이 차 많이 나는 딸과 아들, 그리고 쥬리까지… 언뜻 여느 가족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들이지만, 사실 이들은 가족이 아니다.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도, 직접 낳아 기르지도 않은 이들끼리 모여 가족의 형태를 이룬 것이다. 비록 세상의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진짜 가족’ 처럼 산다. 같이 목욕도 하고, 고로케 먹는 법을 알려주고, 투닥거리고, 그러다가도 함께 바다를 보며 즐거워한다. 가족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혈연이나 서류가 아니라 지금 옆에 있는 이를 살뜰히 보살피고 의지하는 마음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일면 뒤엔 차가운 현실을 마주했을 때 이 가족이 보여주는 전혀 다른 양상이 존재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무엇 하나 쉽게 넘기는 법이 없는 작가다. 예술가로서 세상을, 그리고 곁에 있는 인물들을 편리하게 해석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그의 작품 한 편 한 편에 깊이 배어 있다. 배우와 영상과 음악을 만나기 전, 온전히 감독 자신의 언어로 쌓아 올린 [어느 가족] 각본집을 읽는 일은 단 한 줄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견고한 행간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다시 만날 수 없는 대배우 키키 키린이 각본을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는지, 어떻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 영화를 견고하게 지탱해 왔는지를 분석해보는 일도 의미 있을 것이다. 일본어의 글맛을 느껴보고 싶거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문장이 궁금하셨던 분들을 위한 일본어 원문 각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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