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노조미(Nozomi Suzuki)는 일상 속 사물에 깃든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포착하는 작가로  『Light of Other Days』는 벨파스트 출신의 SF 작가 ‘밥 쇼(Bob Shaw)’의 동명 단편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 발명품 ‘슬로우 글라스’는 과거의 빛을 지연시켜 전하는 마법 같은 유리로, 마치 사진처럼 시간을 담아내는 매체로 묘사된다.작가는 창문, 거울, 렌즈와 같은 사물들이 한때 비추었던 풍경들을 다시 되짚으며, 그 표면 위에 사진의 상을 겹쳐놓음으로 문화와 역사, 개인의 기억을 시각화한다. 빛의 흔적을 사물 위에 새기고, 그 안에 잠재된 기억을 사진이라는 형식으로 표면화함으로써, 각 사물이 간직한 이야기를 마치 ‘슬로우 글라스’처럼 되비춰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