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는 사라지고 생겨나는, 그 사이의 이야기를 기록해온 사진가 이재복의 사진집이다. 작가는 고향 청주의 변화와 소멸을 자신의 삶처럼 기록한다. ‘인수인계’라는 직설적인 제목처럼, 그의 사진은 시간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난 건물 외벽, 공사 잔해, 골조만 남은 지붕 등 공간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담배잎 보관창고였던 동부창고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변혁의 시간을 담는다.  “카메라를 든 기록자로서, 변화의 순간은 응급실의 환자처럼 지금 찍지 않으면 영영 사라진다”는 그의 말처럼, 『동부창고-인수인계』는 끝을 향해 달려가는 공간의 마지막 숨결과 그 너머의 시작을 함께하며 청주의 시간을 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