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PETITE MORT』는 스튜디오 도시의 심규호가 출간하는 두 번째 사진집이다. 작가가 발췌한 시구와 흑백 사진 연작, 그리고 이규식 큐레이터의 글이 수록됐다. 책에 담긴 사진 연작은 작가가 수년간 해외의 여러 뮤지엄을 방문하여 수집한 사진 이미지들로 구성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뮤지엄 작품 사진들은 매끈하고 표백된 이미지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림자가 드리운 작품의 뒷면에 주목한다. 우리가 지금껏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작은 디테일을 포착해 기존의 맥락을 희석시키고 새로운 이야기를 덧씌운다. 이때 작품이 가진 성스러운 이미지와 정상성, 이상화된 아름다움은 제한적 프레임 속에서 벗겨진다. ‘작은 죽음'으로 직역되는 불어 ‘LA PETITE MORT’는 오르가즘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다. 작가의 사진은 성스럽고 아름답게 여겨져 온 고전 작품들에서 포르노그래피를 포착하며 깊이 팬 고정관념과 가부장적인 시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